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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레노

서울 종로구 북촌로 69 작은빌딩 1층 (가회동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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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1스타. 떼레노에 다녀왔다. 남편이랑 원래도 미식을 찾아 다니는 걸 좋아하기도했었는데. 임신과 입덧으로인해서 다이닝을 즐기기가 어려웠었다. 입덧 증세가 많이 소강되어서 임신 15주차에 큰 마음 먹고 런치를 예약했다. 이날 점심식사를 하고 사람 없는 영화관을 찾아 서울을 가로질러 고양까지가서 블랙위도우를 보기로 했던지라. 오랜만의 외출에 신이 나기도했다.

 

떼레노는 북촌에서 유명한 '어둠속의 대화' 시각장애 체험관의 바로 옆건물에 위치하고있다. 북촌을 많이 오가던 사람들이 쉽게 떠올릴 수있을 법한 위치이다.  아무래도 주차가 어려운 동네이긴한데... 건물에 소규모의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일렬로 주차를 해야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비상등을 키고 차키를 떼레노 직원에게 인계를 하면 대신 주차관리를 해주신다. 발렛비는 3천원정도 였던거 같다.

 

우리는 무더위를 걸어갈 체력이 없어서. 자가용을 끌고갔고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발렛을 맡겼다. 건물 전면에 입구가 나있기도하고 발렛을 맡기기위해 잠시 주정차를 하는 동안 직원이 마중을 나온다. 입장과 동시에 발열체크와 QR인증을 하고 안내된 자리에 앉았다. 

 

한낱의 더위가 한창일 적에 입장한터라. 앉은 자리 옆의 트인 공간의 녹조류가 더욱 청량해보였다.

 

 

날씨가 선선하면 밖에 앉아서 차나 커피.. 혹은 와인을 마셔도 기분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었다. 지금은 너무 더워서 시원한 에어컨을 쬐며 밖을 바라보는게 전부였지만...

 

떼레노는 매장이 그렇게 넓지는 않았다. 일부 오픈형 주방이었고.. 테이블 개수는 다섯 정도였던거 같다. 

게중에 한개의 테이블은 서빙용 잔과 샴페인, 페어링용 와인등을 즐비하게 늘어놓아서 손님맞이용은 아니었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테이스팅 코스. 떼레노에서 준비된 요리들을 맛보기 수준으로 골고루 먹는 코스였다. 타파스의 느낌.... 남편이랑 같이 스페인으로 여행을 갔을 적에 들렸던 타파스바에서 수준급의 음식을 맛보게된 이후로. 스페인 음식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아져있었기에 이번 테이스팅 코스에도 기대가 컷다.

 

이날의 메뉴는

1. 새우요리

2. 완두콩과 계란

3. 먹물 홍합 리조또

4. 대구살 요리

5. 황게 리조또

6. 밀푀유 감자/ 이베리코

7. 아이스크림

 

랬던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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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는 와인도 선택이 가능했지만. 내가 임산부인데다가... 자가용을 끌고 왔기 때문에 탄산수를 주문했다. 역시나 산펠레그리노 탄산수.. 어지간한 레스토랑에서는 이 탄산수를 사용하는 듯 하다. 다른 선택지가 별로 없었던 거 같다. 샴페인처럼 시원하게 먹을 수 있도록 버킷에 담아주었고. 잔에 음료가 비어지면 빈 잔을 채워주셨다. 버킷에 담겨있어서 물이 뚝뚝떨어지는데 신경쓰지 않고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시원한 탄산수를 마시고. 떼레노의 여러모습을 눈에 담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바깥의 대나무 조경도 그럴싸하고... 실내는 시원하고 내점한 손님도 우리뿐이었어서 비교적 편하게 있을 수있었다. 

주방이 일부 오픈되어있어서. 온도를 유지해주는 조명 아래에서 분주히 플레이팅을 하는 모습을 눈에 담을 수있었다. 여럿이 디쉬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진지하게 음식을 담는 모습이 볼거리였다.

 

시간을 조금 보내고있으면 금방 새우요리가 서빙된다.

 

첫번째 메뉴. 스캄피

딱새우를 이용한 요리인데. 새우 머릿속의 녹진한 내장과 딱새우살. 그리고 새우살 밑에깔린 파우더와 곁들여진 허브를 적절히 조화해서 먹으면되는 메뉴이다. 딱새우는 살이 단단하게 올라서 먹을 거리가 많았고. 내장도 비리지 않았다. 단, 아래에 깔린 파우더는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 였는지 어쨌는지... 왜 있는지.. 존재의 목적을 도통 알 수가없었다. 먹긴 먹었으나 굳이.. ? 라는 생각이 드는 소재였다.

 

두번째 메뉴. 완두콩과 수란

라그리마 완두콩과, 완두콩 새순을 묶은 데코에 수란이 곁들여졌다.  이 두번째 디쉬부터 떼레노와 나의 상성이 맞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알게되었다. 아직 입덧이 다 끝나지 않은 것인지.. 다른 블로그에서는 이 완두콩이 짭짤하고 맛이 좋다하였는데.. 나는 완두콩이 전혀 익히지 않은 생콩처럼 느껴지는 풋내가 너무 심하게 느껴졌다. 하몽의 짭짤함이 가미될 수도잇었겠지만.. 음... 거의 느끼지 못했고. 풋내 나는 생콩에 노른자가 거의 날것에 가까운 계란을 먹으니.. 영..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남편은 옆에 올려진 완두콩 새 순까지 먹었는데. 나는 새순을 개미 눈곱만큼만 썰어서 먹었음에도 풋내에 인상을 팍 찌푸리게되어서 그대로 남겨두었다.. 

 

세번째 메뉴. 홍합/먹물 리조토

 

세번째 메뉴인 이 메뉴가 정말 마음에 많이 들었었다. 남편에게 남겨주지 않고 혼자 다 먹을 정도였다. 먹물을 이용해서 색을 내고 마늘향을 가득 담아준다음 위에 얹어진 크림과 홍합으로 조화를 아주 잘 이뤘다. 특히 남편은 마늘이 들어간 메뉴를 매우 좋아하던 터라 흡족해 하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홍합은 알이 정말 크고 실한데다가 굉장히 부드러워서 맛이 좋았고. 위에 얹어진 치즈튀일로 추정되는 장식도 짭짤하니 매우 좋았다. 한 톨도 남김없이 싹싹 다 먹었는데. 문제는 이 세번째 접시에서 입덧으로 쪼그라들은 나의 위장이 꽉 차버렸다는 거다...  이후에 나오는 음식들은 혼자서 한 접시를 다 비우지 못하고 계속 남편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네번째 메뉴. 대구 속살 요리

 

생김새부터 매력적이었던 이 메뉴는 생각보다 별로였는데. 

흡사 빵처럼 생긴 저 부위를 갈라내면 안에 곱게 살을 발려놓은 대구살이 나온다. 짭짤하게 나온 대구살과 겉의 공갈빵과 같은 걸 함께 먹는 거였는데. 대구살은 브란다다라고해서 올리브유와 우유를 함께 섞어 부드럽고 촉촉하게 익혔기에 거부감이 크지 않았으나... 그 생선살 특유의..뻣뻣함이.. 조금 남아있어서 아쉬웠다. 아무래도 살을 해체해서 반죽을 하다시피 속살을 엉겨서 만들다보니 어쩔 수 없는게 아닐까 싶다. 식감을 제외하고는 나쁘지 않았다.

 

다섯번째 메뉴. 황게내장 리조토

 

이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처음 서빙될때는 황게의 껍질이 리조토 위를 덮고있다. 황게의 내장을 섞은 비스큐소스에 버무린 느낌의 리조또 밑에는 황게내장이 역시 섞인 게살이 깔려있고. 이 위에는 한국인에게 다소 생소한 야채인 오크라가 얹어져있었다. 개인적으로 반은 좋고 반은 나빴던 메뉴였다. 역시나 입덧이 끝나지 않아서인지... 오크라가. 익히지 않은 오크라여서인지. 풋내가 심하게 나서 먹기가 괴로웠고. 밑에 황게살과 리조또는 충분히 진한 맛을 느낄 수있어서 맛있었다. 먹다가 오크라는 거의 남겼던걸로 기억한다. 이쯤되서 왜 제공되는 채소류를 익히지 않는가 의문이 들었다. 채소의 신선함을 맛보이고 싶으셨던 걸까?

 

나는 오크라를 탄자니아에서 처음 맛보게되었는데. 푹 익힌데다가 다진고기와 매콤한 소스를 곁들여서 먹는 메뉴였는데.. 푹 익은 오크라는 점도가 생겨서 희안하기도하고.. 뽀독뽀독 씹히는 맛도 있어서 재미있고 맛있게 먹었던기억이있었다. 그래서 이 오크라가 얹어진 메뉴가 나왔을때에 굉장히 반갑기까지했는데. 풋내가 느껴지는 순간. 나는 앞으로 오크라를 생으로 먹을 일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클렌저.

메인 디쉬가 나오기전에. 입을 헹구라는 의미의 클렌저가나왓는데. 이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다른 블로그의 내용을 참고했다. 무슨 과일 셔벗이었던거같은데.. 무슨 과일이었는지는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후...

 

여섯번째 메뉴. 

오리기름에 튀긴 밀푀유 감자튀김에 이베리코 베요타 플루마. 이베리코는 베요타는 돼지를 기른 방식을. 플루마는 고기의 부위를 말한다. 이 돼지는 도토리와 허브류를 먹인 돼지를 15개월 이상 키워 지방을 붙였고. 목살과 등심 사이의 특수부위인 플루마로 스테이크를 했다. 플루마는 한마리당 500G정도만 생상된다고하고.. 특징으로 고기에 지방이 골고루 분포되어있어서 식감과 맛이 좋다고하는데.... 나는 별로였다. 요즘 기름기가 많은 고기가 그렇게 ㅜㅜ 좋게 느껴지지 않아서. 고기보다는 밑에 오리기름에 튀긴 밀푀유 감자가 훨씬 더 맛이 좋았다. 그래서 밑에 감자는 절반 이상 먹고. 위의 고기는 한두조각만 먹고 남편에게 넘겼다. 남편은 입에 맞는지 아주 잘 먹어주었다.. 다이닝에 올때마다 내가 음식을 다 먹지못해서 매번 양껏먹어주는 남편.. ㅜㅜ 고맙기도하고 미안하기도하다. 입맛이 아주 예민해지는 입덧이 끝났다고 자만한게 무색하게.. 맛있는 음식마다 까탈스럽게 굴게되는 거 같아서 속이 상하기도했다.

 

일곱번째 메뉴. 아이스크림

초콜릿맛 크래커 밑에 올리브를 곁들인 아이스크림이 숨겨져있다. 크래커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올리브를 함께 먹으니 와... 피날레를 완벽하게 장식하는 디저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닝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아이스크림이 디져트로 나왔던 기억중 가장 맛잇었다. 무엇보다 올리브가 아이스크림과 이렇게 잘 어울린다고?? 하고 생각할 정도로 훌륭했다. 이 아이스크림만 어떻게 따로 먹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태까지는 부산의 "개미"라는 한식다이닝에서 먹었던 수제 율무 아이스크림이 나의 탑픽이었는데. 이제 이 아이스크림이 탑픽으로 바뀌었다. 그정도로 맛있었던 메뉴였다.

 

마지막으로는 커피 또는 차와 다과를 즐길 수있었는데. 다과의 퀄리티는 기대하지 않는게 좋을 거 같다.

 

이 매장의 총평을 하자면.. 음.. 남편과 나는 다시 재방문을 하진 않을 것 같았다. 이 매장의 코스요리가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금액만큼의 만족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음식의 수준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감동스러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정말 맛이 좋은 접시도 있었고. 내 입에 정말 별로인 음식도 있었다. 남편은 건강한 맛이라고 애써 좋게 말해주긴 했지만. 음... 음... 그래도 조용한 분위기에서 코스요리를 먹고싶다. 또는 빠에야 일색인 스페인 음식이 지겨워서 새로운 해석의 음식을 먹어보고싶다. 할 때에는 한 번쯤 가볼 만 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단, 학생들이 없는 돈 한푼두푼 모아서 가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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