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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기분좋게 다녀왔던 제주도_제주시 스테이크 하우스 엘픽.

이번 제주도 여행도 미식을 테마로하여 다양한 식당을 다녀왔다. 남편이 사진을 굉장히 잘 찍어서. 사진 갈무리를 할때까지 기다리려고했지만... 기억이 점점 흐려지는 바람에. 더 잊기 전에 서둘러서 글로 남겨보려고한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설로5길 5-10 1층 (우)63227

영업:

월,목,금,토,일 12:00 ~ 22:00

수 17:30 ~ 24:00

화요일 휴무

사이트 : www.instagram.com/el__pic.jeju

연락: 010-9757-0033

콜키지 차지 : 30,000원/병(최대 1병)

 

예약은 위의 연락처로 예약을 하거나 캐치테이블(https://app.catchtable.co.kr/ct/shop/el__pic.jeju)이라는 어플를 통해서 예약을 할 수있다. 사이트가 별도로 있지는 않고... 인스타그램에서 몇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연락처로 직접 연락을 해서 빈자리로 운좋게 예약을 해서 방문했다.

 

우선 이곳을 예약하게 된 이유는. 미식으로 유명한 블로거의 글에서 여러번 등장하기도 했고. 아직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먹어보지 못했기에 경험하기위해서 방문했다. 특히나 이곳의 쉐프가 스테이크를 굽는 방식에있어서 일가견이 있다는 글에 여러번 노출되었기에 기대도 컸다. 스페인의 에체바리라는 훌륭한 레스토랑 출신이라는데. 가본적이 당연히 없기 때문에 요리왕 비룡의 황금볶음밥과 같은 환상의 맛을 내는 고깃집이라고 상상하고있다.

 

▼아사도르 에체바리의 사이트

asadoretxebarri.com/

 

Asador Etxebarri Erretegia

Período de Reservas (Abril, Mayo, Junio, Julio)

asadoretxebarri.com

 

날이 좋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마다 스페인이 생각나는데... 언젠가 다시 스페인으로 가게된다면 이 곳도 방문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수도와 좀 떨어져있어서 걱정이지만.. 스페인어와 영어를 잘하는 남편이 있으니 걱정이 크지 않다.

 

고기에는 술이 빠질수가 없어서 우리는 콜키지차지 3만원을 내고 실버오크를 챙겨갔다. 식당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3시간정도 병브리딩을 해서 숨통을 틔워두었다. 도착해서 음식이 나오기 전에 한잔 두잔 마셨는데. 첫 번째 잔도 맛있었고. 두번 째 잔은 더 맛이 있었고. 세 번 째 잔은 더더욱 맛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맛있어져서 마지막 잔을 마셨을때에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맛있었던 실버오크..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 스테이크랑 아주 잘 어울렸을텐데... 스테이크가 나오기 전까지 상당시간(주문후 30분~40분)이 걸리기 때문에 전체 메뉴들과 즐겨서 매력이 반감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세비체

첫번째로 주문한 음식은 여러 블로거들의 블로그에서도 많이 보았던 세비체. 엘픽의 또다른 시그니처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세비체란 어떤음식이냐면....

 

해산물을 회를 뜨듯이 얇게 저며서 레몬즙이나 라임즙에 재운 후 차갑게 먹는 중남미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회무침을 초장에 한다고하면... 중남미에서는 레몬즙이랑 라임즙에 절여서 먹는다고 보면 되겠다. 남편은 페루에서 살 때에 세비체를 여러번 먹어보았다고. 맛이 궁금하지 않다고 했지만.. 나는 세비체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음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음식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접시위에 올라온 세비체의 재료는 참돔 등살과 뱃살, 갈전갱이살, 세모가사리와 톶으로 만든 피클, 라임제스트를 위에 뿌렸고. 시소잎과 수박무를 잘라 올렸다. 굉장히 처음들어보는 생소한 재료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쫀득하고 부드러운 생선살은 충분히 단맛이 베어있었고 세모가사리와 톶피클의 상큼함이 잘 어우러졌다. 산미에 질릴 즈음 시소잎을 조금 머금으면 입맛이 깔끔해져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 할 수 있었고. 부드러운 식감을 보완하기위한 재료인지 수박무의 색감과 식감이 즐거운 접시를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생선회의 선도가 좋았기 때문에 나머지 재료들와 잘 어울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세모가사리는 위의 접시에서 자줏빛이 도는 해초이다. 해조모둠같은걸 주문하면 종종 들어있고는 하다. 우뭇가사리나 천사채처럼 꼬독꼬독한 식감이다. 완도의 특산품인데 돌에 붙어서 자란다고한다. 양식이 되지 않아서 직접 채집해야한다고한다. 감태처럼 품이 드는 해초류에 속하는구나. 

 

수박무 접시위에 올라간 것들중에 알록달록한 마치 죠스바를 상기시키는게 바로 이름부터 특이한 수박무. 잘라놓은 속이 수박처럼 붉고 겉이 녹색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8월에 파종하여 11월에 수확하는데. 이때의 맛이 가장 좋다고한다. 아마도 내가 먹은건 그럼 하우스제품이겠지? 일반 무보다 2배가량 당도가 높고 알싸한 맛이 적다는데. 확실히 무의 매운맛을 하나도 느끼지 않았고. 되려 비트처럼 아삭아삭한 식감이 지배적으로 컸다. 부드럽고 쫀득한 세비체에 해초들과 같이 식감을 살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갈전갱이. 사실 이름을 제대로 들었는지 모르겠다. 갈전갱이라고 듣긴했는데... 일단 찾아보니 정보가 나오기는 한다. 학면은 Kaiwarinus Equula. 여수에서는 매가리라하고, 전남지역에서는 평전광어. 흑산도에서는 갈고등어라고 하는가보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이 갈전갱이 외에도 유사어종을 갈전갱이라고 일컫는다고하니 내가먹은게 진짜 갈전갱이였을런지는 미궁이다.

갈전갱이_출처:수산생명자원정보센터

생김새가 꼭 어린아이가 그려놓은 물고기 모양같이 생겼다. 은청색의 비늘에 황색의 뒷지느러미를 가진 멋쟁이. 맛있었다. 

 

스테이크가 나올때까지 세비체로 기다릴 수는 없었던지라, 추가로 주문한 음식은 호래기였다.

초점이 나가서 멀쩡한 사진을 찾기가 쉽지 않구만...

해산물 숯불 구이_호래기

호래기라는 말을 살면서 들어본 적이 없다. 새로운 오징어과인 생물인가? 하고 두근두근거렸는데 꼴두기 였다. ㅋㅋ. 엘픽의 직원들이 직접채집한 시금치과의 번행초와 콜라비피클, 갑오징어를 농축한 소스를 곁들인 꼴뚜기 이하 호래기 구이였다. 맛은 정말.. 와... 여태까지 해산물의 진한 소스를 생각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게 비스큐소스이고 그 다음도 게된장, 게우 소스였는데 이제 한가지 더 생겼다. 갑오징어를 졸인 이 소스. 직원께서 설명해주시길 갑오징어 여러머리를 솥에 가득담고 몇 시간동안 계속 삶고 졸이면 그릇의 바닥에 깔린 갈색빛의 농축 소스가 나온다고한다. 먹기 전까지는 그래봤자 오징어맛 아니겠어? 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이건 정말 굉장한 맛... 시간과 정성이 농축된 진하고 담백한데 감칠맛은 어디에 견주어도 빼어날 정도였다.

 

이 접시는 이 소스가 다 했다고 할 만큼 굉장했다. 접시위에 올려진 꼴뚜기에서 숯의 향은 강하게 느끼지 못했으나 식감이 아주 기가막혔다. 전혀 질기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무르지도 않아서 먹는 즐거움이 이 또한 있었다. 다만 꼴뚜기의 크기가 아주 작은 것부터 큰것가지 다양하여 균일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 직접 채집한 생물이다보니 이런부분이 매력이 아닐까 하고 넘어갔다. 콜라비로 만든 피클은 무우피클이라고 생각할만큼 맛있었다. 

 

접시위에서 색을 더한 번행초라는 식물이 참 특이했다. 처음듣는 재료명들이 많아서 찾는데 애를 먹었다. 처음에는 버냉초로 알아들었는데 검색을 하다보니 번행초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사진출처 : 구글 검색

개인적으로 이 식물의 식감이... 먹어본 것들 중에서는 제일 비슷했던게.. 망촛대인데. 계란후라이 꽃이 올라오기전의 망촛대를 뿌리없이 잘라내어 살짝 데치면 이 번행초와 같은 식감이 난다. 번행초는 바다의 시금치라고하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포항초처럼 잎사귀가 매끈하지 않고 얕은 솜털이 나있어서 망촛대같은 느낌이 더욱 들었다. 맛은 특별히 기억에 나는게 없다. 

 

웻에이징 스테이크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먹으려갔는데. 우리가 방문하기 전 주말에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가 많이 나가는 바람에. 남은 상품이 1KG밖에 없다고했다. 둘이서 뼈무게까지 포함된 1KG짜리 티본스테이크를 먹기에는 무리라고 생각되어서.... 아쉬운김에 주문했던 웻에이징 스테이크.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먹지 못한다는 사실에 너무너무 충격적이었지만 어쩌겠는가.. ㅜㅜ 아쉬운대로 먹었다.

 

주문한 부위는 채끝등심이었다. 굽기 정도는 쉐프님께서 알아서 구워주신다. 엘픽이 유명한 이유중의 하나가 숯 위에서 은근한 불로 오랫동안 스테이크를 굽는다는 건데. 오늘 쓰인 숯의 재료는 귤나무와 대추나무였다. 이 숯위에서 30분에서 40분동안 은근한 불로 오랫동안 구워서 스테이크의 겉면과 붉은 속살의 경계가 두껍지 않고 아주 얇다고했다. 또한 이렇게 오랜시간동안 구운 고기는 썰어놓은지 오래되어서 육즙이 빠져나오지 않는다고했다. 확실히 식사가 끝날무렵까지 육즙이 접시를 더럽히는 일은 없었다.

 

채끝스테이크 위에는 말돈소금으로 간을 추가하고, 가니쉬로는 워터크레송(=물냉이 샐러드에)에 매쉬포테이토가 준비되었다. 와사비와 씨겨자가 곁들여졌고. 소스가 무엇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처음 고기를 썰었을때의 그 선명한 육질에 처음 놀랐다. 이... 이정도로 구워진게 구워진거라고... ? 이정도면 블루 수준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는데 육즙이 나오지 않는 걸보니 익혀진건 확실한거같았다...

 

평소 레스토랑에서 미디움 레어를 먹고는 했지만... ㅜㅜ 높은 온도에서 마이야르된 고기의 겉면과 속에 녹아든 지방의 맛을 즐기던 우리에게 이 스테이크는 참으로 생소했다. 아직 미식의 레벨이 이정도까지 높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참으로 새로운 경험이었다. 

 

감자 밀푀유

 

스테이크와 와인을 즐기려했었으나. 즐기지 못하고 와인이 조금 남았던 우리는 고민했다. 와인을 들고 호텔로 복귀를 할 것이냐 말것이냐. 결론은 와인잔도 없는 호텔에서 병나발을 부느니 차라리 여기에서 요리를 한가지 더 시키자였다. 고심끝에 골랐던 밀페유 포테이토. 

 

인터넷에서 다양한 요리를 시도하는 유튜버가 이 요리를 만들었고 혹평하는 걸 보았었던 터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우리의 눈을 크게 뜨이게 했던 맛. 이래나 저래나 비싼 음식을 먹고다녀도 튀긴 감자만큼 자극적인건 없었다는 거다 ㅋㅋ. 겹겹이 쌓아올린 감자슬라이스를 오븐에 찍, 버터 에멀전 소스를 위에 얹고 짭짤한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위에 갈아 올리고 여름 트러플을 슬라이스해서 잔뜩 올렸다. 

 

겉면이 바삭한 감자슬라이스 탑위에 얹어진 버터 에멀전(중탕한 버터에 계란 노른자를 섞은 소스)은 트러플과 어우러져 풍미를 극대화했다. 부드럽고 고소하고 짭쪼롭한데 겉은 바삭한기까지.. 탄수화물과 지방 그리고 소금의 완벽한 조화였다. 버섯향을 싫어하는 사람 아니고서야 이 메뉴를 싫어할 수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 요리에대한 첫 경험이 너무나도 좋았어서. 다른 업장에서도 이런 메뉴가 있다면 주문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해먹기에는 너무너무너무 손이 많이 갈거같다. ^^.;

 

 

그래서 이 곳. 엘픽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가격대가 저렴한 레스토랑은 아니다. 그러나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상당히 캐쥬얼해서. 금전적인 부분을 차치한다면 편한 차림으로도 충분히 찾아갈 수있다는 이점이 있다. 테이블이 소수여서 결국은 예약전쟁에서 승리를 해야하지만.. 한 번 쯤 경험삼아 가는건 매우 추천이다. 단 총알을 적어도 20만원 이하로 준비해야 한다는 걸 유념하자.

 

커플끼리 데이트로 가기에도 너무좋고. 기념일...?은 잘 모르겠다. 맛있는 음식을 찾는 미식가라면 제주에 왔을때 한 번쯤 들리기 좋은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한다. 메인이 스테이크이긴 하지만 그 외의 메뉴들도 굉장한 수준급이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와서 다양한 접시를 즐기고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 내어놓는 음식들에 대한 자부심이 고객들에게 느껴질 정도여서. 먹는 내내 기분좋은 서빙을 받을 수 있기도 하니 더더욱 추천. 

 

그러나 일하는 직원이 몇 안되는데 손이 많이 가는 메뉴가 많기 때문일까? 음식을 만들다가 서빙하고 주문받고 설명하느라 정신없이 일하고있어서 눈을 맞추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이 아쉬웠다. 마음이급했는지 접시가 깨지는 상황도 일어나서 ㅜㅜ 아르바이트생을 한 명 정도 쓰는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안가본 사람에게는 방문을 추천한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다시 방문한다면 스테이크 외의 메뉴를 먹으러 가지 않을까 싶다. ㅎㅎ.

 

하여간 제주는 서울, 경기권에서 흔하게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재료들을 접할 수있어서 먹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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