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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상이 너무나 무료하고 권태롭다.

운동도 재미가 없고. 한창 빠져있던 아기 음식 만들기도 그러하다.

재미가 없으니. 의욕도 사라지고. 의욕이 사라지니 사람이 나태해지고 게으러지더라.

하루 이틀 보내다보니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가버리고.

 

그래서 시작한게 집안 정리.

이제 한달 반 정도만 지나면 복직이기 때문에  복직 이전에 어수선한 집을 정리하고 체계를 만들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복직 하는 순간 살림에 손을 놓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래서 시작한 비우고 비우고 비워내기.

어디부터 시작할지 막막하기에 앉아있던 곳부터 시작한다.

 

우선 가방을 비웠다.

 

20대 때에 사회초년생 시절에 들고 다니기 좋아보였던 

무겁고 각잡혀있던 가방들.

선물받았으나 무거워서 들고 다니지 못한 가방들.

예식이나 상견례 때를 위해 일부러 구매한 손가방.

 

또 엄마가 해외여행에 가서 이름을 각인해준 보부상같은 가죽가방.

 

가죽이가방의 가죽이 품질은 좋지만은.

이제 나이가 드니 무거운 가방(가죽) 관리가 어려운 가방(가죽) 선호하지 않는 색상(가죽)의 경우 아까워소 들고다니지 않게 되어 장농 깊숙한 곳에서 빛 을 못본지 8년? 10년?

 

엄마가 이름을 각인해주었다. 딱 이 한 가지 이유만으로 엄마에게 미안해서.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있었다.

지금은 그 이름도 안쓰고 있으면서...(개명했다.)

 

그래서 오늘은 사진으로 남기고 이 녀석을 재활용통으로 보내주려한다.

안녕. 나한테 와서 고생이 많았다. 빛도 못보고. 꼭 새로운 주인을 만나길 바래...(내 이니셜이 적혀있어서 쉽지 않겠지만....)

 

가죽가방 치고 부드러웠지만 나랑은 안 맞았던 가방이여 안녕...

 

 

이렇게 적혀있는 이니셜 3개가 뭐라고. 이거 때문에 버리지도 못하고 꽁꽁 싸매고 이사를 두 번이나 했다. 진짜 안녕이야. 네가 가죽치고 가볍고 말랑거리고 부드럽고 흐늘거리지만. 그래도 내가 널 다시 멜 일은 없을 거 같다.

 

생각보다 덜 오래 썼었는지 17년도 영수증을 발견했다. 이때는 내가 결혼전에 직장 근처에서 자취를 할 때였는데. 마침 그때 내 집으로 사람들을 불러서 맛있는 거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지금은 모종의 이유로 모두와 연락하지 않지만. 그때는 재미있었다고 느꼈는데.

 

지금 와서는 왜 그랬을까? 나도 참 많이 외로웠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금은 외롭기는 커녕. 매일 매일 아기 밥을 뭘 해야할지 고민이니 말이다 ㅋㅋ

외로움도 한가해야 생각할 수 있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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