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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원생활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토, 일, 월, 화(퇴소일) 아기와 시간을 보내면 보낼 수록 애착이 형성되어서 몸에서 떼어놓기가 점점 싫어지고 있다.

그럴수록 몸이 고되어지고 힘든건 엄마인 나뿐일텐데... 아기랑 떨어져있으면 마음이 안타깝고... 눈을 뜨고있을 때에 곁에 있어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어서... 신생아실에 보낼때에는 되도록이면 잠든상태로 보내려고 노력한다. 눈뜨고있을때에 누군가가 옆에서 계속 케어해주면 좋을 테지만... 신생아실의 직원분들 수에 비해서 아기가 꽤 많은 편이라서 제대로된 케어를 받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정작 지금의 아기는 엄마와 타인을 구분할 능력이 그리 좋지 못하다지만. 엄마를 못 알아본다고 해도 한 번이라도 더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고싶고 배고파할 때에 젖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도 아직 하루종일 아기를 안고 어르고 먹일 체력과 실력이 되지 않아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긴 한데... 어쩔수 없는 상황(예를 들어 마사지)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많은 시간은 아기와 함께 하고싶은 욕심이 자꾸만 생긴다. 오늘만해도 오전 6시부터 수유콜을 받겠다고 했는데. 6시에 일어나니 실시간캠에 아기가 자고있어서.... 아기가 8시에 일어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수유콜이 오는게 피곤하면서도 아기를 만날 생각에 살짝 설레이기까지 했다.

 

그 뒤로 오전 내내 수유콜을 받느라 아침과 점심을 거의 5분만에 마시듯이 먹어야했지만...

이제와서 수유기록지를 보니 왼쪽 가슴을 제대로 비우지 못해서 계속해서 아기에게 왼쪽 가슴을 많이 내어주었었다. 내일은 균형있게 먹여봐야지. 이후 마사지를 받느라 아기를 몸에서 떼어놓아야했다. 그 작고 따뜻한 아기를 떼어놓으려니 마음에 죄책감같은게 생겼다. 아직 엄마를 알아보지 못한다고해도 따뜻한 체온과 손길은 느낄 텐데... 아무래도 신생아실에 보내면 많이 안아줄 수가 없으니.... 뭐 밥은 직수를 하는 거보다 먹기는 쉽겠다만... 젖병으로 먹을테니까...

 

그래서 저녁시간대의 모자동실 시간 PM 07:00~ 08:30 에는 최대한 아기를 안아주려고 노력했고. 아기의 비위를 맞춰서 울리지 않으려고 노력한 결과! 10시에 가까운 시간에 젖을 양껏 먹여서 재우는데에 성공했다. 10시부터는 아기들의 목욕시간이 되는데... 아기가 깨어있는 상태로 신생아실에 도착하게되면 직원분들이 다른 아기를 목욕시키느라 우리 아기까지 신경쓰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최대한 오랫동안 데리고있으면서 푹 재우고 싶었으나.... 

 

10시 30분즈음에 신생아실에서 목욕시켜야하니 데리고 오라고하여 결국 아기를 데려다 주고야 말았다. 목욕순서를 늦추거나 하고싶었는데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조용한 객실로 돌아와서 밤에 아기에게 먹인 모유를 유축해서 다시 신생아실에 배달하고, 하루종일 씻지 못했으니 수유콜에 방해받지 않고 뜨거운물로 샤워를 했다. 그러고는 다시 실시간캠을 확인했는데 아기가 눈을 뜨고 있는게 아닌가!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가져다준 모유를 먹고 푹 잠들기를 바랬는데. 정작 손길이 없는 신생아침대에서 멀뚱멀뚱 눈을 뜨고있는 아기를 보고있으니 별안간 슬픔이 몰아닥쳤다. 아기를 돌볼 재주도 체력도 없는 주제에. 혼자서 깨어있는 아기가 안쓰러워져서 눈가가 시큰거리니 큰 일이다.

 

안쓰럽게 화면속의 아기를 바라보기를 십여분이 지나니 아기가 눈을 꿈벅거리면서 잠에 들기 시작했다. 꾹 닫힌 눈꺼풀을 보고 새근거리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잘자라. 내 아기. 내 귀여운 아기.

향기로운 사과꽃 너를 둘러 피었네.

잘자라. 내아기. 밤새 편히 쉬고.

새벽이 창앞에 다시 올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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