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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좋아하세요?

참치에 눈을 뜬지 어느덧 8여년이 되었다. 사회초년생인 나와 비슷한 지역에서 출퇴근을 하던 형부가 술친구하자며 인생고민상담겸 사줬던 음식이 바로 참치회! 그때 잘나가던 회계사였었던 형부가 잘 다니던 참치집의 실장님이 새로이 가게를 오픈했다며 날 데리고 참치집에 갔다. 둘이서 소맥을 댓병을 비우고 끊임없이 내어오는 수준높은 참치를 먹었더랬다. 하필 실장님은 자주오는 단골인 형부이기에 아주 좋은 참치를 내주었다. 참치의 맛이라고는 깡통참치밖에 모르던 내게 냉동참치회의 맛과 식감이란 정말로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때가되면 참치회가 먹고싶었다. 그래서 참치회를 먹고싶다는 내게 남편이 데려가준 곳이 거제의 "통영문참치"라는 곳이었다.

 

아니 거제에 있는데 왜 가게 상호명은 통영문참치람? 식당을 나서며까지 궁금증은 해소하지 못했다.

 

카운터석에서도 식사가 가능한가보다
창가쪽으로 꽤나 널찍하게 4인테이블이 배치되어있었다.

주차공간이 협소하여 근처의 대로변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밖에 간판이 크게 걸려있어서 찾는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 평일 점심시간을 한참 지난시간에 방문을 해서 우리 외에는 손님이 없었다. 그래서 밝은 창가쪽에 원하는 자리에 편하게 앉아서 쉐프님의 서빙까지 받아가며!!! 즐거운 식사를 할 수있었다.

 

샐러드와 3가지 찬

상큼한 감귤계열의 드레싱이 얹어진 샐러드와 3가지 종류의 찬. 가운데는 참치의 내장과 크림치즈. 그리고 가장오른쪽은 무엇인지 잘 모를 해조류같았는데 식감이 꼬독꼬독해서 먹는 즐거움이있었다. 샐러드의 야채는 나무랄대 없이 신선했고 얹어진 과일 드레싱이 상큼해서 입맛을 돋우는데 한 몫을 했다. 어디서 읽었는데 식사를 할 때에 바로 탄수화물이나 당류를 먹지 말고 샐러드와 같은 푸성귀를 우선순위로하여 식사를 하면 인슐린의 급격한 증가를 저지하는 효과가 있어서 다이어트에 좋다고 한다. 호호호. 그래서 밥상에 샐러드가 올라면 우선 샐러드부터 공략을 한다는 쓸데없는 개인사였구만! 하하!

 

참치내장은 젓갈처럼 담근거였나보다. 개인적으로 젓갈류는 오징어젓과 오징어젓 또는 오징어젓을 먹는데. 이 외의 다른 젓갈을 먹으려니 사실 젓가락이 선뜻 가지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설명까지 해주실 정도면 나름 맛이 있겠거니 했는데. 아니? 이럴수가? 비리거나 역한 맛이 날거라는 생각과 판이하게 다른맛이었다. 엄청난 감칠맛과 짭쪼롬한 간에 크림치즈의 부드러움과 지방이 섞이니 달고 짜고 꼬소한 어마어마한 맛이 났다. 정말로 놀라운 맛. 통영문참치에 들린 분들중에 내장젓갈류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이있다면 꼭 한 번 먹어보길 바란다. 내장젓갈류에 대한 편견을 와장창 깨부서주는 훌륭한 맛이었다.

 

얼음 동동 띄운 물회

포항에서 파는 물회는 국물이 없는 물회지만. 거제에서 파는 물회는 국물이 있는 물회구만. 익숙한 형태의 상상할 수있는 물회의 형태였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있는 속재료가 시상치 않았는게 전복인가? 소라인가? 싶은 꼬들한 식감의 숙회와 참치가 들어가있었고 아삭한 양배추와 배 등이 다양한 식감과 단맛을 살려줬다. 산미가 도는 붉은 국물이 매콤하고 속에 숨은 지방을 품은 참치회와 어우러지니 끊임없이 들어갈 요량이었다. 하지만 속이 찬 소음인에게 차가운 음식은 금물. 작은 밥공기만큼만 먹고 옆으로 밀어두었다. 눈길과 손길이 계속 가지만 애써 참고 타다끼를 음미했다.

사진찍기전에 한 점 먹어버렸다...

참치 타다끼! 부위가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슴슴하니 먹기 좋았다. 타다끼는 보통 소고기로 많이 접해보았다. 소고기의 겉면을 토치와 같은 도구로 살짝 그을린 뒤 회를 내듯이 얇게 저며서 차갑게 먹는 요리이다. 이자까야에서 먹는 소고기 타다끼는 굉~장히 얇은데 이곳에서 제공된 참치타다끼는 두께가 두툼해서 먹는 맛이있었다. 밑에 깔린 양파와 무순 사과와 곁들여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대망의 통영문참치의 메인

그러고보니 어떤 메뉴를 먹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랍스터 회가 들어간 메뉴를 시켰었다. 개인적으로 생선의 머리나 ㅜㅜ 갑각류의 머리가 장식용도로 사용되는 걸 별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랍스터는 눈이 어딘지 잘 모르겠음으로 그럭저럭 괜찮았다. 어찌되었던 난생처음 먹어보는 생참치회와 생랍스터회라니! 거기에 금가루까지 끼얹어있으니 호화롭기 그지 없다. 하단부의 가장크고 하얀부위는 생참치가 아닌 냉동참치인데 쉐프께서 생참치와의 맛을 비교해보라며 제공해주셨다. 확실히 생참치와의 퀄리티가 확연히 달랐긴 했다. 애초 부위부터 다른너낌.

 

아직 참치맛을 모르는 애송이 이긴하지만 김에 참치를 싸먹는걸 좋아했는데. 김이 없는 부분이 좀 아쉬웠다. 물어보면 혹시라도 주셨으려나? 물어보지도 않았으니 알 길이 없다. 그래도 생참치는 생각보다 더! 더! 더! 부드러웠다. 입에 넣는 족족 사라졌다. 몇 번 씹었나? 싶으면 혀위에서 참치가 스르륵 사라져버리니 한 점 두 점 먹다보니 어느새 절반이나 먹어치웠더라. 제공된 와사비가 생각보다 더 매워서 아주아주 조금씩 찝어서 먹었고. 양조절을 실패하면 코의 찡함을 견뎌내야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ㅋㅋ

 

냉동참치회의 왼쪽이 배꼽살이었다. 내가 먹어본 배꼽살은 나비모양에 하얀테를 두르고 가운데에 뱅글뱅글돌돌말린 무늬가 또렷한 모양이었다. 통영문참치의 생참치 배꼽살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니 아주 뚜렷하게 경계가 구분되지는 않지만 뱅글뱅글돌돌말린 특유의 모양이 보여 신기했다. 그간 먹은 배꼽살이 냉동이어서 뱅글뱅글 말린부분이 뚜렷해 보였었던 건지 아니면 참치의 크기나 품종의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모양이 다르니 맛도 다를까 궁금했는데 배꼽부분이 조금 더 꼬독한 맛이었다. 회로 나온 참치의 부위중에 가장 먹는 즐거움이 있었던 부위였다. 

 

집게발이 아직 달려있는 랍스터의 상체는 쉐프님께서 다시 회수해가셔서 버터구이로 만들어서 주셨다.

랍스터 요리가 되는동안 맛있는 버터와 튀김냄새가 솔솔 풍기더란

분명 랍스터 머리를 가지고 가셨는데 아주 멋진 요리로 재탄생이 되었다. 우리는 2인 코스를 시켰는데 음식의 양을 보면 6명도 족히 먹을 법했다. 다행이 잘먹는 남편을 두어서 겨우 먹었지 여자 두 명은 반의 반도 못먹을 양이었다. 저 접시가 작은 접시가 아니고 여자 손바닥을 두개 펼친 길이보다 더 큰 접시에 저렇게 한가득이 나올줄이야 상상을 못했다.

버섯과 파 양파그리고 튀겨진 랍스터를 버터에 한 번더 볶아서 나온모양이다. 향기가 끝내주더라. 이미 배가 찬 뒤라서 랍스터의 모든 부위를 먹지는 못했고 살이 가장 많은 집게 위주로 먹었다. 마트에서 파는 크래미와는 차원이 다른 랍스터의 육향이라고해야하나 꼬리꼬리한 그 게맛이 진~하게 느껴졌다. 게내장이나 게된장을 좋아하는 사람은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식사용 초밥

식사로 우동이나 알밥같은게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초밥이 나왔다. 가장 우측의 초밥은 참치회 초밥이다. 얼핏보기에는 정말 소고기 초밥처럼 보일정도로 흡사하다.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며 나온 매운탕

이 매운탕이 진짜배기였다. 앞에서 그동안 먹은 음식을 나열하면 하나같이 차가운 음식일색이었지 않은가? 차가운 속을 따뜻하게 풀어줄 한방! 마지막 입가심! 그게 바로 이 매운타이었다. 미나리와 무 양파가 아낌없이 들어가서 채수의 단맛과 고춧가루의 칼칼함이 생참치의 지방으로 자칫 불편했을 속을 깨끗하게 다스려준다. 크-. 많은 음식에 살짝 질려있던 남편도 이 매운탕을 먹고서는 얼굴에 화색을 띄우고 숟가락을 쉬이 멈추지 못했다.

 

이 외에도 엄청나게 맛있고 바삭하고 양많은 튀김과 연어머리와 가슴뼈부위 구위도 주셨는데 ㅜㅜ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하고 게눈감추듯이 먹어치워버렸다. 아 진짜 튀김 진짜 끝내줬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튀김을 꼭 먹어보길 추천하다.

 

 

그래서 이 통영문참치를 재방문할 의사가 있냐고 묻는다면?

나의 위장이 건강해져서 생참치의 지방을 감당해낼 수있고 거제도까지 갈 시간과 기회가 있다면 방문하겠다.

하지만 이 생참치를 먹기위해서 거제도까지? 6시간을 넘게 운전해서 가야한다면? 당연히 가지 않겠지 ㅎㅎ

통영문참치 근처의 주민이라면 좋은 사람을 위해 좋은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면 통영문참치가 제격이지 않을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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