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기를 수록 아기와 나의 관계에서 새롭게 알고 느끼게되는 경이로운 감정들에 놀라는 때가 많다. 어떻게 이 아기라는 존재는 한톨의 의심조차 없이 나에게 자신의 몸을 의탁하는 걸까? 의심과 걱정없이 나를 보고 방긋 방긋 웃는 얼굴과 따뜻하고 작은 고개를 내 어깨에 살포시 기대어 새근새근 숨을 쉬면 가슴이 벅차기까지 한다. 살아가면서 어떠한 존재가 나에게 모든 것을 의존할 수 있겠는가. 아기가 태어나기 전까지 그러한 상황에 놓여있지 않았기에 이런 감정을 단 한번도 느끼지 못했었다. 아기를 기르며 이 작디 작은 존재가 생명을 모두 나에게 의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칠 때마다 몸서리처질 정도로 끔찍하게 행복한 순간이 찰나에 지나간다. 아기를 갖기전에 언젠가 대형마트에 쇼필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그곳에서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