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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기가 황금기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임신 초기보다는 안정권에 들어섰고 몸 컨디션도 나아지기 때문에 여행도 다니고 할 수있다는 말도 많이 한다. 그런데 나는 임신 황금기라는건 존재하지 않는 거 같다. 물론 사람마다 몸상태가 다르겠지만...

 

나한테는 임신 황금기가 없는 거 같다.

기것해봐야 임신 청동기정도.. ? 암만해도 황금기까지 수준을 올려줄 수는 없다... 

 

일단 체력이 임신전의 체력을 100%라고 한다면, 임신초기에는 30%의 체력으로 버텼고. 임신중기인 지금은 50%의 체력으로 버티는 거 같다.

 

왜냐하면. 일단 잠을 깊게 잘 수가 없다. 임신 초기부터 지금까지 밤에 중간에 깨지않고 잠을 잔게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매번 화장실 또는 허리통증 또는 옆구리 통증으로 잠을 적으면 한 번. 많으면 세 번 정도 깨게된다. 깊은 잠을 잘 수 없으니 수면의 질도 저하되고... 아침만 되면 몸이 천근 만근.... 또 호르몬의 영향으로 짧게 잠을 자도 말도 안되는 꿈을 꾸고나니 정신이 어수선하기 일쑤이다.

 

참고로 지난 밤에 꾼 꿈은 대저택에 괴물이 출연해서 괴물을 피해서 지붕위에 숨어있다가, 담장을 넘어서 다른 구역으로 넘어갔는데 하필이면 학교였다. 볼일을 보러 화장실을 찾아 들어갔는데 화장실이 사이즈가 제멋대로인데다가 미닫이 문으로 다른 문과 연결되어있거나 칸막이가 갑자기 사라지는 둥해서 볼일을 제대로 못보고 찝찝한 상태에서 밖으로 나왔는데 내가 어릴적에 거주하던 지역의 중심가였는데 비가 엄청 나게 내리고있어서 지하도가 물로 가득찼다. 그 상태에서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은동이라는 개구리 비옷을 입은 아이를 잃어버린 걸 알게되서 헤매이다가. 금새 찾고는.. 집으로 가려는데 집에가는 버스를 타는 정류장이 바뀌어서 언덕으로 올라갔는데. 그 언덕에서 버스를 타고 가려니 토탈 120분이 넘게 걸리는거다.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가는 정류장으로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잠에서 깨었다.

 

이런 말도안되는 꿈을 매일 꾼다. 꾸고나면 정신이 뒤숭숭... 오후 즈음 되면 기억에서 모두 날라가버려서 내일이면 기억도 안나겠지만. 이런 상황이 매일매일 반복된다...

 

잠을 못자고. 설치는 것 뿐만 아니라... 저혈압도 나의 컨디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있는데. 지난 하남 스타필드에서 저혈압 전조증상을 느끼고는 철분제를 처방받아 먹고있어서 좀 나아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집 안에서 또 일이 났다.

 

남편이 아침부터 손세차장을 가서 세차를 하고 온다길래. 다녀오면 배가 매우 고플거같아서 밥을 차려주고싶었다. 입덧도 끝난데다가. 더위도 한 풀 꺾여서 가스불떼우기도 괜찮아졌고. 또 마침 식재료도 집에있었으니까... 임신21주의 식단 사진을 아래와 같다. 남편은 와인반주, 나는 클라우드 제로를 곁들였다.

육수를 내서 순두부 찌개를 끓이고, 분홍 소세지랑 애호박은 계란물 입혀서 지지고,남편이 좋아하는 어묵을 얇게 채썰어서 간장, 물엿으로 달달짭쫄하게 볶고슴슴하게 먹을 수있는 감자채볶음도 들기름에 볶았다.순두부 찌개를 끓이고 남은 육수에는 메추리알, 소고기, 꽈리고추를 넣어서 장조림을 했다.밥은 콩이랑 조를 넣은 잡곡밥을 했다.남편의 와인안주로는 삼겹살을 오븐에 구워서 기름을 빼서 담백하게 만들었다.

 

날씨도 비교적 선선했고. 오랜만에 집에서 하는 반찬인데다가. 남편 먹일 생각에 신이 나서 힘든줄도 모르고했다. 남편은 11시 반 쯤에 집에도착했는데. 9시 반부터 음식을 하기 시작했으니 위에 음식을 하는데 2시간정도가 걸렸다. 새로한 반찬들을 접시에 담고. 순두부찌개는 뚝배기에 올려서 계란, 파 고명을 얹어서 내었다. 

 

남편은 힘을 많이 쓰고와서 배가 많이 고팠는지ㅠㅠ 밥과 반찬, 찌개를 모두 싹 비워줬다. 식후에 이제 설거지를 하려는데.. 등이 갑자기 너무 아파서.. 그릇 몇개를 치우고는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잠깐 앉아있으면 괜찮을 줄알았는데 안괜찮아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소파에 가서 눕는데. 소파까지 가는동안 시야가 어찔하더니 시력상실의 증세가 나타났다. 화면이 페이드 아웃 되듯이 시야가 어둑어둑 해지는 것..

왼쪽이 평소의 정상시야라면, 우측이 시력상실의 전조증상이 나타날때의 시야와 비슷한 표현이다. 실제로는 저정도의 어두움에 군데군데 까만 구름이 몰려있는 느낌도 더해진다.

 

저 상태를 버티고 있으면, 머리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과 피부가 차가워지며 식은땀이 나고. 귀가 안들리고 결국 졸도.. 즉 미주신경성실신을 재경험하게되는데. 난 쓰러지고 싶지 않아서 버텼고...ㅋ.... 쇼파에서 한 5분 누워있다가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호기롭게 설거지를 하러 걸어갔는데 걸어가는 동안 천정과 바닥이 술취한 사람처럼 뱅글뱅글 돌아가고 다시 시야가 어두워져서 쇼파에 다시 돌아가서 누웠다.

 

남편에게 죽겠다고 앓는 소리를 하고. 선풍기 바람을 쬐게 해달라. 베개를 가져달라하고는 쇼파에서 자버렸다 ㅎ.. 한 30분정도 자고나니까 몸 상태가 멀쩡해졌다.... 몸상태가 회복되기에는 이렇게 안쓰러지고 버티는거보다. 차라리 걍 실신하고 다시 깨어나는게 더 빠른거같다. 컴퓨터를 리부팅하는 것과 비슷하다. 대신 기분은 더러움.

 

2시간. 고작 2시간동안 음식을 했을 뿐인데. 체력이 바닥이 되버려서 쓰러질려고하다니.. 말이 되는가... 이런 몸상태가 어떻게 임신황금기라고 말을 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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